KOOSOO ⓒ 2019

취향을 엿보다
이가진 (퍼블릭아트 기자)
이 전시는 관람을 위해 품이 많이 들어간다. 일단 이메일로 전시 관람을 신청, 우편으로 가이드 브로슈어를 겸하는 초대장을 받아야한다. 필자가 받은 초대장에는 30/200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200명 중 30번째 초대장이라는 의미다. 제한된 숫자는 상업 및 거주 공간을 겸하는 전시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가봐야 하는 공간도 여럿이다. 세운상가를 포함하는 을지로의 건물의 개별 공간을 A부터 F로 지정해 만든 코스는 쇼룸(Showroom), 창고(Storage), 라운지(Lounge), 도서관(Library), 대기실(anter-room), 부엌(Kitchen), 6곳으로 구획된다. 이 모든 공간이 한 건물에 있는 것도 아니다. 계속 걸음을 옮겨가며 낯선 장소를 헤매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대신 이러한 경험은 ‘거의’ 독점적이다. 자신 외에는 기껏해야 199명의 사람이 동일한 전시를 보는데다, 각자의 경험은 엄밀히 따져 공유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순서는 상관 없는’ 3가지 추천코스 중 하나를 따라갈 수도, 나름의 경로를 만들어갈 수 있고, 혹은 선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공간을 찾을 수도 있다. 이처럼 주어진 공간은 같아도, 찾아가는 길부터 그곳을 누리는 방식, 느낌, 기억이 모두 다르기에 이때의 경험은 결코 전칭 명사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전시 제목이자 관객을 초대한 컬렉터는 과연 누구인가? 그 정체는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미루어 짐작하고, 상상해 볼 뿐이다. 구수현은 “스스로의 오롯한 경험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라는 말로 전시 의도를 설명했다. 결국, <컬렉터의 비밀창고>는 개별적인 경험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취향에 관한 이야기다. 현대미술계, 특히 한국에서 컬렉터라는 단어는 어떤 스테레오 타입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그러한 연상을 대체하고자 유령 같은 존재를 내세웠다. 자신이 직접 만났거나, 영화나 소설에서 본 듯한, 혹은 환상 속의 이미지를 재조합해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 가상의 캐릭터가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는 취향을 마주하며, 관객은 자신의 것을 반추해 볼 수도 있다.

이 전시에서 구체적인 ‘작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마땅한 대답을 찾기 힘들다. 작품을 위한 자동 온습도 조절기 시스템, 화물 포장용 상자 더미들, 다양한 형태의 좌대와 액자 정도가 시각적으로 마련된 오브제다. 넓게 보면 각각의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디테일- 가구의 배치, 벽면 색깔, 동선 등-이 시각적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외에는 온전히 그 공간을 점유한 이들의 행위에 달려있다. 음악을 듣거나,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목적 없이 가만히 앉아 쉴 수도 있다. 손이 닿는 대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거나 그저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형태의 전시를 두고 혹자는 미술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기 바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공간을 대하는 자세를 고민할 수도 있다. 흄(David Hume)은 사실에 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취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물의 본질은 우리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지만, 각자의 느낌은 자신 감정의 기준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호오를 떠나, 이런 방식의 미술 행위가 인식과 경험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세상은 수많은 무언가로 가득하고, 원치 않아도 우리는 종종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그 안을 헤맬 수밖에 없다. 예술을 이루고 있는 요소도 다양하고, 그 안에서 예술가는 자신만의 언어를 찾기 위해 탐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술계에 갓 발을 디딘 신진작가일수록 더더욱. 마주하고픈 공간의 문을 열기 위해 헤맬 어느 정도의 시간은 사실 대부분 인생에 허락되었다.

Peep into one’s taste
Ka-jin Lee (Reporter at Public Art)
This exhibition required a significant amount of effort to go and see. First of all, a visitor had to request an invitation which was accompanied by a guideline. A number was written on my invitation card- ‘30/200’. It indicated that mine was the 30th invitation card out of 200. The artist reflected the important characteristics of a location for an exhibition space where he chose a space where commercial and residential spaces coexist, and this was reinforced where he limited the number of invitations.

By following the guidelines, I realized that the exhibition space did not just consist of room. The route from A to F in the guidelines called for me to go into six rooms within the shopping complex of Euljiro, which also included Sewoon Shopping Mall. The six rooms were showroom, storage, lounge, library, waiting room and kitchen. This was interesting where the exhibition was not in only one building. I had to put effort into finding the rooms spread throughout the unfamiliar buildings. This kind of experience was ‘almost’ exclusive. Only 199 other people besides me would be able to attend this exhibition, and the experiences of each and every one of them could not be really shared. While the order that I followed was not enforced, there were three recommended routes, or I could make my own route or select which rooms I wanted to visit. In this respect, although the rooms for which people could view were the same, the ways to find, enjoy, feel and remember them were different. Thus, each experience could never be defined by a universal noun. Questions regarding the identity of the collector included in the title of the exhibition, and why certain people were invited to be a part of the audience were raised. These questions were not revealed until the end. I could only guess and imagine the answers through the series of experiences. Soo-hyun Koo said the purpose of the exhibition was to “make people have the time to focus fully on themselves”. In the end, came to be about individuals experiences and their stories. Within the contemporary art world, specifically in Korea, the word ‘collector’ brings a certain stereotype to mind. The artist replaced this stereotype through the existence of a ghost-like character. This character can be regarded as a person whom the artist met and saw in a movie, or is perhaps just from the artist’s imagination. Audiences can also have the opportunity to see themselves in the imaginary character’s artistic tastes.

It is difficult to find an answer for these questions, especially about what marks an artwork as a specific piece of art in this exhibition. Visual objects which are temporarily prepared are temperature-humidity controllers for art, wooden boxes for shipping artworks, and various kinds of pedestals and frames. However, if the inclusion is extended, all the details of each room- such as the arrangement of furniture and the colors of walls, can serve as elements meant to be visually enjoyed. Besides these, the rest depends on who is visiting the rooms. Visitors were free to just sit, listen to music and drink beverages without any purpose. Books were there to be read or a visitor might just have taken a photo and left. In response to participating in this exhibition, one could be riddled with questions regarding what defines art, or could think about the different attitudes of confronting spaces. David Hume once said that facts are uncontroversial, but the taste is not. This is because while the nature of objects can be the criteria of our decision, individual feelings are the criterion of individual emotions. Even if one is not of this opinion, it is difficult to deny that this kind of art activity causes people to extend their awareness and experiences. The world is filled with so many different things, and even if we do not want them, we have to wander around to reach the points we need or do want. Components of art are diverse and artists need to spend time exploring them, in order to discover their language. For young artists, this can be a more difficult task. This experience of wandering in time to open doors is actually a reality in respect to following our dreams in every life.

당신은 어떠셨는지, 난 이러 했는데...
無籍큐레이터 Qrator
당신의 우편함 : 아마도 당신은 누군가의 초대장을 받았을 것이다. 당신의 우편함 속에는 핸드폰사용, 인터넷사용 등의 각종 요금청구서와 지로용지가 가득했을 것이다. 그 뭉치 속 한 장의 초대장, 그렇게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초청장을 받은 인원은 150명 남짓, 상상력을 자극하는 제한적인 숫자이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초청된 것일까? 친구? 작가들? 평론가들? 아무튼 당신은 어느 한 미술작품수집가의 초청을 받아 들여 그 곳을 방문하였다. 참고로 이 글은 부채감에서 비롯한다. 난 당신들과 다르게 우연히 그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신기했다. 사진을 찍었고, 마치 누군가의 블로그나, SNS를 살펴보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를 눌러 주고 싶은 생각에 그의 방을 개인 계정에 올렸었다. 그러자, 20여명 남짓한 사람들이 공유해버렸다. 평소 내 SNS 계정은 사람들이 많이 찾을 리 없고, 즐겨볼만한 내용은 담지도 않는다. 아무런 기대 없이 올렸다가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를 했다는 말도 들었다. 지금 이 글 역시도 당시의 미안함에 대한 사과문이기도 하다. 뭐 어찌되었건 이 후로 이 사건에 대한 내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 보려한다. 어느 컬렉터의 방을, 연구공간을 방문한 당신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해봤어? R.P.G : 난 평소 예술의 접근은 미시적이어야 한다고 여겨왔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갤러리나, 뮤지엄을 벗어난 작업들을 선호한다. 몇몇 작가들은 상상력을 표현하는 데 정해진 공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기는 듯 하다. 그러한 태도는 그 자체로 나약해 보일뿐더러 심지어 상상력마저 경직되어 있는 건 아닌 지 의심을 불러 온다. 예술가는 역사학자나 역사기술자가 아니다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작업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진부하거나 뭔가 밋밋해 진다. 또한 철학자처럼 개념을 읊을 필요도 없다. 작업이 개념적 사유에서만 국한되는 활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하여 전체를 관통할 수 있다면, 그 것이 시간이든 공간이든 상징적으로 아우르는 작업으로 표현된다면 좋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초청장 속의 동선은 나름의 추천코스와 가이드가 있었지만, 그 규칙은 공간 안에서 헤매면서 무너지기도 하고, 실재 장소와 장소 사이를 탐사하듯 거닐며, 혹은 목적지를 찾느라 진땀 빼야하는 상황의 연속으로 개개인의 관람 컨디션에 따라 재구성 된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도 자유롭다. 그 재구성의 상황 속에서 경험의 층위가 주는 해석은 ‘진짜 전시가 있는 거 맞아?’부터 ‘이런 공간이 있었어?’ 등 제각각이며, 다채롭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컬렉터의 비밀 창고 A Collector’s Secret Storages'는 일종의 R.P.G게임 같다. 사적인(?) 공간에 들어서기 위해서 노크하듯 비밀번호를 누를 때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가?

또 세운상가?! : 서울이란 대도시의 익명성을 보다 압축적으로 담아 놓은 공간이 세운상가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이곳은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1960년대 지어진 주상복합건물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더라도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오래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변화적응 못한 채 시간을 거스르는 느낌마저 준다. 덕분에 세운상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향수에 가깝다. 재개발의 문제와 저렴한 임차료, 재료구입의 수월성 등으로 이미 세운상가에는 빈 점포 없을 정도로 곳곳에 예술가와 단체들이 자리 잡았고, 연일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시끌벅적하다. 때문에 이번 방문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은밀함과 고요함이었다. 유유자적함이랄까. 단순 물리적 공간에서의 장식을 보여주기가 아니라, 미술관, 갤러리 등의 화이트 큐브를 벗어난 작업이 포섭 가능한 주변부에 대한 상상을 덧씌우고 있는 부분은 큰 장점이다. 건물 안에서 관람을 하고난 뒤 건물 밖에서 내가 체험했던 경험, 관람의 행위를 반성해봤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들려주겠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 7층의 전망을 보며, 양주를 한잔 했다. 그리고 익숙해졌는 지 그의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이 미로의 끝이 보이는 듯 했다. 당신도 비슷했는가? 나 역시도 한참을 세운상가의 미로 안을 땀에 흠뻑 젖은 채 헤매고 다녔었다. 밖으로 나가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자 선글라스를 머리에 얹은 중국 관광객 두 명과 마주하였다. 땀에 젖어 있고, 심히 배가 고팠으므로 지극히 주간적인 해석을 하자면 이들의 대화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웃음을 짓고 있던 표정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저녁 메뉴는 무엇으로 할지, 다음 자신들이 방문해야할 코스 따위를 정하는 즐거운 대화가 아니었나 싶었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알록달록한 커다란 트렁크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나는 문 쪽 구석에 몸을 구겨 넣어 침묵의 하강시간을 가져야 했다.

세운상가 또 보기 : 그렇게 당도한 마지막의 경흥빌딩 옥상, 세운상가 건물 안에서 헤맨 것에 비하면 덜하긴 했지만 이 빌딩을 찾느라 을지로 부근을 얼마나 돌고 돌았는지 모른다. 경흥빌딩(?) 옥상에서 도착해 분을 풀 듯 비치된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내가 지닌 ‘빌딩’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노을과 함께 그 빌딩의 옥상에서 세운상가의 아직 꺼지지 않은 사무실들의 불빛들을 바라보는 데, 저 상가 안을 헤집고 다녔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거리감에서 발생한 사유의 폭이랄까. 이내 좁은 엘리베이터의 기억도 떠올랐다. 그 때 마주했던 관광객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사적경험은 이번 ‘초청’으로 인해 다른 변주를 시작했다. 왜 굳이 그 중국관광객들은 세운상가에서 나왔던 것일까? 저 건물 내 누군가의 수장고처럼 은밀한 공간이 어디엔가 또 있다는 것인가. 왠지 건물 곳곳에 한국 사람들만 모르는 숨은 명소가 있지는 않을까 싶었다. 트렁크를 들고 나온 걸 보면 에어비엔비나 게스트하우스가 운영되는 건 아닌지 싶었다. 그렇게 불이 켜진 세운상가 건물 속 수없이 작은 방들에 대한 상상으로 땀을 식힐 수 있었다. 그저 오래된 건물이고, 굳게 닫힌 문 안에 사무실과 상점들은 무엇을 하는 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은밀하게 전시작품도 모으고 현대미술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는 데 저 안에 예상치 못한 재미난 것이 분명히 더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 관람이후 이 거대한 건물 자체가 예술활동이 가능한 텃밭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이유로 누구도 부탁하지 않았지만, 이번 어느 컬렉터의 비밀창고 초청에 대한 소감을 한 문장으로 굳이 표현해 보라 한다면 ‘도심 공간 속 상상력 심기’ 정도로 나는 말하겠다.

그리고 역시나 초청받았던 당신께 궁굼한 나의 질문!
‘그래서... 당신은 그 곳에서 무엇을 상상해 보셨나요?’

What did you think of it? I thought it as…
無籍 Curator Qrator
Your mailbox: You may receive someone’s invitation card in your mailbox, filled with bills for your mobile, internet use and etc. An invitation card amongst these bills is the start of this story. Only about 150 people received this invitation card. This number stirred up my imagination. ‘Who was invited?’, ‘Were they the collector’s friends?’, ‘Artists?’, ‘Critics?’ Anyway, we all received invitations from the art collector. In addition, this text begins with the level to which I felt indebted to see his places. Unlike others, my visit to there was an accident. The places were interesting and I wanted to push the ‘Like’ button as I used to do on SNS. Thus, I uploaded photos of his rooms on my SNS. About 20 people shared them. My SNS did not usually call many people’s interest, and not many people came as a result of my update. I uploaded them without any specific purpose, and yet, these photos became spoilers. Therefore, this text was also written as an apology for my previous indiscretion. By all means, I am motivate to discuss about my personal story relating to this incident, although it probably only be sympathized only by people who visited the collector’s rooms.
Have you done it? R.P.G: I have considered that the approach of art has to be microscopic. I personally prefer art which deviates from a galley or museum. Some artists seem to think that they can express their imagination only in the fixed space. This attitude itself looks weak and makes me wonder if even their imagination began to be stiffened. An artist is not a historian or reporter. When an artist tries to talk about a big argument through his practice, his artwork becomes hackneyed, or too flat. In addition, an artist does not have to argue concepts like a philosopher. Practicing art does not have to only be about conceptual contemplation. I believe that if an artist penetrates the whole from the most trivial matter, or represents a bigger world beyond time or space, he produces good art. While the invitation card suggested a route with a guideline, the visitors did not have to follow it. The visitors got lost on the way while looking for rooms in the unfamiliar environment, and in the end they created their own route. Also, they spent as much as they wanted to in each space. The interpretations, made from these specific experiences, were various. Questions were raised, from whether it was really a true art exhibition, to if a similar space had been created or existed before. In this respect,
is like R.P.G Games. Didn’t you feel this way when you pressed the PIN number of the private spaces, as if you were knocking?
Sewoon Shopping Mall again?!: The Sewoon Shopping Mall represents the anonymity of the metropolis of Seoul, South Korea. While this is in the heart of the city, in the 1960’s it was built to be a residential and commercial complex. Although most people do not know this, surely they recognize the feeling of time in this building. It’s as if everything is going against time, and all at the same time failing to adapt to the time. Therefore, the Sewoon Shopping Mall reminds us of a sense of nostalgia. Today, the building is occupied by many artists and organizations. While many former owners left due to issues of redevelopment, new residents are finding this place comfortable due to cheap rents and various art supply stores. As a result, culture and art programs have kept the building busy. Nevertheless, I enjoyed secrecy and silence during my visit. The big advantage of this exhibition was not just the decoration of a physical space, but how the exhibition extended one’s imagination as a reaction to the exhibition by escaping the standard white cube of an art gallery. From this moment forward, I would like to talk about how I regret what I did outside of the building after my visit to the spaces.
In the elevator: While looking out the window on the seventh floor, I drank hard liquor. As I arrived to the library, the building felt familiar, and I started to see the end of this maze. Did you come to have the same feeling? I also found myself lost in the maze of the Sewoon Shopping Mall for a while. I pressed the elevator’s button to go outside. There were two Chinese tourists wearing a pair of sunglasses on their heads in the elevator. I could not be sure, because I was in a sweat and really hungry, but the way that they smiled made me think that they were talking about what they were going to eat for the dinner, or where they were going to visit. I was crushed into the corner of the elevator because of their colorful suitcases taking more than half of the space.
Examining the Sewoon Shopping Mall once again: I finally arrived at the rooftop of the Gyeongheung building. While it did not take as much time as I spent in the Sewoon Shopping Mall, I still roamed around Euljiro for a long time to find this building. As I enjoyed Ramen on the rooftop upon my arrival, I regretted my previous prejudices for the building. When the sun started to fall down, I recalled how I had roamed through the Sewoon Shopping Mall by looking at lights on the window of the offices from the rooftop. The distance may cause such contemplation. The elevator scene quickly came back to mind, too. I wondered about those tourists. My personal experiences started to make a variation from this invitation. Why did those Chinese tourists come to the Sewoon Shopping Mall? There may be others’ secret storages. I also thought that there could be hidden attractions- known only to tourists. Because they had suitcases, there could be an Airbnb room or guesthouse. Thinking about the small rooms of the Sewoon Shopping Mall with great curiosity, I could not dry off my sweat. Many people saw it just as an old building, not sure what kind of offices and stores are inside, but the realization that an art collector’s rooms were inside the building brought about a great sense of anticipation for exciting stories. Since my last visit, I have decided that this building is a garden with endless potential for art activities to blossom and develop. Therefore, even though nobody asked me to summarize this exhibition in a phrase, if I had to do it, I would like to say that it was about ‘planting imagination within the spaces of a city’.

I would like to close with a final question for those of you who were invited to the exhibition.
What came out of your imagination as a result of your visit?

‘컬렉터의 비밀창고’가 생각나게 한 것들
김태진
나는 아직 컬렉터를 만나 본 적이 없다. 지금껏 수집가라 하면 현대미술의 목록을 정하고 시장을 형성하며 그들의 수준 높은 심미안이 시장의 선택에 반영되도록 영향력을 끼치는 대단한 사람들을 떠올리곤 했다. 여유가 생기는 대로 그림을 한두 점씩 사서 모으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실공이 수집가라는 존재의 면모는 미술의 가치를 정하는 감식안과 자본력 그 모두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의 모습에 가깝다. 사실 내가 이렇듯 막연하게 대단한 컬렉터의 이미지를 습관적으로 떠올린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구수현의 전시를 보게 되면서이다.

청계⦁대림 상가는 미술품의 거처로 삼기에 적당한 곳은 아니다. 그래도 누구인가는 그곳 영세업자들의 일터로 오랜 시간 기능해 온 이 낡은 도심의 비어있는 창고 한 구석을 작품 보관소로 쓴다 한들 뭐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니겠다 싶었다. 사실 예전에 구수현은 이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여러 작가들과 체육대회의 모양새를 한 주민 참여 전시를 기획했던 적이 있어서 나는 그 전시를 본 기억을 바탕으로 이곳 공간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여기던 터이다. 그래서 새로 기획한 전시가 어떠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길을 나설 수 있었다. 상가 입구에 도착한 때는 해가 막 저문 초저녁이었다. 나는 방 C에서 출발했다. 우선 와인으로 목부터 축이고 음악을 들으며 뜻밖에도 낭만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야경을 앞에 두고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청계⦁대림 상가의 새로운 면모에 새삼 놀라면서 그날의 관람을 그렇게 시작했다. 그 방은 아크릴을 가공하는 작업장 사장님과 한 거주 공간 안에서 현관과 화장실을 공동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다. 큰 창문 딸린 방이 전시장으로 꾸며져 있었고, 현관 쪽의 방에서는 평소에 항상 그랬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아크릴 절삭할 때 나는 굉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분진과 냄새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전시 공간의 단정함과 완벽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작품 포장에 쓰이는 큰 나무상자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 방은 이 전시에서 방문해야 했던 여러 방들 가운데 비로소 창고다운 모습을 띠고 이었다. 작품이 들어있는지 상자들을 열어볼 수 없었기 때문에 작품을 운송할 때 여기저기에 붙였을 주소와 취급주의 스티커를 그저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미술품 포장상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이것들이 수집품 자체를 보는 일보다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 더 잘 연상하도록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밖에도 작은 책방에 들러서 이 책 저 책을 뒤적이기도 하고, 전시 준비를 위해 습도, 온도 조절기를 테스트하고 있는 쇼윈도도 구경했던 것이 생각난다. 책방에는 미술에 관한 책들이 많아서 이 좁은 공간을 걸어 잠그고 한동안 앉아 있다 보면 꽤 미술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쇼윈도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은 그야말로 미술품을 전시하기 위한 조건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일 자체를 따로 떼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오히려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잠시 길을 잃기도 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길을 묻거나, 잘못 들어선 길에서는 아직 문 열어 놓고 일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힐끗 들여다 볼 수도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가 차려준 음식을 먹었다. 며칠 뒤 페이스북에 누군가가 당신도 이처럼 손쉽게 고급스런 요리를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며 소개해 놓은 요리법을 보게 되었는데, 그날 밤 그에게서 대접받은 바로 그 음식이라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의 전시는 현실을 보게 한다. 지나치게 혹독한 현실이 아니라 그런대로 아직까지는 굴러가고 있는 작가의 현재이겠다. 그것을 이 전시의 가장 큰 미덕이라 평하고 싶었다. 내가 그날 본 것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 작가의 사는 모습,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영세업자들과 더불어 이루어지고 있는 예술에 관한 상상력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가 보아낸 것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일 수도 있는 예술의 세세하게 살아있는 결이었다. 늘 작동해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는 현대미술의 외양을 영세업자의 입장에서 현미경적으로 들여다보도록 만들어 주었다. 허위의식을 일깨운다기보다는 잔망스럽게 아주 사사로이 예술과 삶의 경계를 드러내고 있는 듯 했다.

What ‘A Collector’s Sceret Storages’ reminded
Tae-jin Kim
I am yet to have met an art collector. I had ideas that collectors today with all of their sophisticated taste and great influence on the art worlds create lists of marketable contemporary art. While people who buy artwork whenever they have extra money still exist, my image of collectors in my head has been different; collectors are people who have both critical eyes and capital strength to define values of the artwork that they collect, and they have strategic control over the art market. I came to the realization that I had these vague images of collectors in my head when I encountered the exhibition of Soohyun Koo.

Cheonggye and Daerim Shopping Malls don’t really serve as good homes for artwork. Nevertheless, it is not that strange and out of place for someone to decide to make use of some of the old and empty storages in the work places of small business owners. When Soo-hyun Koo had this exhibition, which required the participation of the residents and numerous artists who live and have studios in these buildings, I had the chance to participate in this event, similar to that of track meet, and therefore I can attest to the suitability of the characteristics of these buildings quite well. I could easily imagine how the exhibition would look like when I began my participation. I arrived at the entrance of the shopping complex early in the evening, when night had just fallen. I started at ‘room C’. First, I drank a glass of wine while listening to music, and was unexpectedly confronted by the romantic night’s sky. I enjoyed this time of relaxation for a while. This was how I began my path of exploring the exhibition. The room was connected to another room, which was occupied by the owner of the acrylic manufacturing store. We shared the front door and toilet. The room that had a big window was used for the exhibition space, and a thundering noise came from the room right next to the front door due to the sounds of the acrylic panels being cut. I was impressed by the decidedly perfect contrast of the dust and smells from that room with the modesty of the exhibition space.

The room with the big wooden boxes, usually used for shipping artworks, indeed seemed like storage. I could not open the boxes to check if artworks were actually in them, but what I did see were stamps of addresses and stickers marked ‘fragile’. While looking at them, I realized that the important matter here was not about collections of art, but the action itself of collecting art. Memories of stopping by a small library came to mind, as I watched the show-window where humidity and temperatures were being checked for the coming exhibition. There were various kinds of art books in the library, and when I sat in that small space alone to read them, I felt like I had become closer to art. Standing in front of the show-window getting ready for the exhibition of artwork was interesting to me, because I could separate the experience of watching the process of optimizing conditions for an exhibition from the actual exhibition. I got lost several times on the way and while asking for directions, I glanced at people who were hard at work in the rooms that were partially opened. I finished this journey with the food that had been prepared. A few days, I read the recipe for easy gourmet food on Facebook and realized that that was the food that I had ate at that time. I was so glad to see the food again.

KOO’S exhibition lets those who participate confront their reality. While the set-up in the exhibition is not actually reality, the artist is encouraging the audience to recognize the present moment in which he or she lives. I believe the concept of the ‘present’ is the strongest point of this exhibition. What I saw on at the exhibition, I thought about the interesting deployment of the artist’s life and her imaginary views of art involving small business owners. What the artist tried to show us was the grains that art has if we look carefully. It allowed me to see ongoing contemporary art in the viewpoint of small business owners, as if looking through a microscope. The imaginary set-up was not a show of false consciousness, but rather, revealed that the provoking boundary between art and life.

구수현의 <컬렉터의 비밀창고>전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리뷰
조아라(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나름 미술계에서 7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을지로의 상가들은 그리 자주 방문해 본 적이 없다. (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이라면, 왠지 모르게 을지로 일대의 지형도쯤은 꿰고 있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일까.) 다만, 가끔 국제 전시를 맡게 될 경우 외국에서 온 작가들에게 부품이나 조명 등 재료를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해주러 오는 일로 마주하던 공간 정도였기에, 나에겐 구수현 작가가 초청한 을지로 상가 일대는 함께 갔던 이들이 너무나 오랜만에 떠오르는, 이중적으로 낯선 곳이었다.

<컬렉터의 비밀창고>는 기본적으로 대림상가, 청계상가 등 공간 6개를 빌려 가상의 컬렉터가 남겨놓은 흔적을 관람객이 각 방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며 찾아다니도록 기획된 전시이다. 각각의 공간들이 상가 내에서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지는 않았기에, 작가가 보내준 가이드북에만 오롯이 의지한 채, 섬에 관광이라도 온 사람마냥 즐겁게 헤매었다. 상가 안팎의 길을 찾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낯선 소리, 냄새,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결국 궁극의 방호수를 발견하는 순간(!)은 언뜻 영화 인셉션의 룸번호가 돌아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몽환적이기까지 했다. 특히 청계상가 7층에 위치한 컬렉터의 라운지 공간은,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창문 밖 을지로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원경의 고층빌딩과 근경의 오래된 상가들이 한 눈에 들어와, 서울이 겪은 지난 역사를 나의 사적인 역사와 함께 곱씹어 볼 수 있었다.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한, 컬렉터의 은밀한 수집, 보관, 전시, 자료실, 창고. 왜 하필 컬렉터의 존재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전 작업과의 연관성은 어떤 면에서 이야기 될 수 있을 것인지...등의 직업병적 질문은 땀 흘리며 찾다가 호수를 확인하고 비번을 눌렀을 때의 기묘한 쾌감 속에서, 땀과 함께 자연스럽게 날아가 버렸다. 익숙한 도시의 낯선 공간에서 작가와 비밀번호 하나로 연결되어 전시를 유영했던 이번 경험은, 오랜 시간 내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들로 해석되고 기억될 것이다.

Exhibition Review by Curator
: Extremely Personal Review about Soo-hyun Koo’s

Ah-ra Cho(Curator at Seoul Museum of Art)
Although I have been working in the art world for seven years, I have not had many opportunities to visit the shopping complex in Euljiro. I wondered if it is only people working in the art world such as me that are expected to be familiar with this area. Nevertheless, I have visited this area in the past as part of a job I had when I worked for several international exhibitions; when the foreign artists looked for special components or lightings, I went to Euljiro to help them find materials. Therefore, when I was invited to Soo-hyun Koo’s exhibition, I remembered people whom I had previously worked with. The place seemed familiar and unfamiliar all at the same time.
was an exhibition which required the participation of audiences. Audiences looked for the traces of an imaginary collector within six rooms which had electric door-locks, scattered throughout Daerim and Cheonggye Shopping Malls. When I went there, I had to rely on a guidebook that the artist had sent me because the rooms were not easy to find, and it was as if I was on a tour of an unknown island. After being surrounded by unfamiliar sounds, smells and people, I at last found one of the rooms, and the moment was very dreamlike, as if it were a scene of the movie Inception, where the room number rotates. As soon as I entered the lounge on the seventh floor of Cheonggye Shopping Mall, I encountered a great view overlooking skyscrapers in the distance and old shopping malls nearby. For a while, I dwelled on my personal history as I looked at the scenery, thinking about the history of Seoul.

The collection, storage, exhibition, library and storerooms of the imaginary collector seem real, but at the same time, not real. Questions I have stemming from my job responsibilities regarding why the artist got interested in creating a make-believe art collector, why the artist actively used physical time and spaces, and what relevance this exhibition has to the previous one all disappeared, because as I wandered throughout the building I was overcome with a strange pleasure when I found each room and pressed the PIN number of the door-lock. This opportunity allowed me to reach the exhibition only by following the artist’s guideline and PIN number instructions to the door locks. My interpretation of the exhibition, as well as various stories will be memorable events for me for a long time.

관람후기 1
김광태
도심 속의 보물찾기 혹은 소수의 사람들과 비밀스런 장소를 공유한다는 재미난 설정으로
컬렉터의 비밀창고는 반복되는 일상 속 공간의 권태를 벗어나 약간의 일탈적인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한 컬렉터의 공간들과는 전혀 다른 뭔가 좀 더 비밀스럽고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공간들을 돌아보면서 어쩌면 미술을 좋아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가족들에게 조차 밝히지 못해 몰래 몰래 용돈을 아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까지의 노력한 컬렉터를 상상해 보았고 또는 비자금 조사 때문에 여러 공간에 작품들과 집기들을 급하게 옮긴 컬렉터의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청계상가, 대림상가에서 느껴지는 오랜 시간과 공간속에 몇 층 몇 호는 정말 누군가의 수장고가 나올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으며 공간마다 설치된 전자식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를 때 마다 긴장감과 설렘이 동시에 몰려왔다.
​혹시 누군가 볼까 싶어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말이다.
​전시 기간 중에는 몇 번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전시가 끝나면 참 그리워질 작품일 것이다.
​파란 벽의 서재에 작은 창으로 보는 바깥 풍경이 벌써 눈앞에 아른거린다.

관람후기 2
일요일 오전에 가족들과 집에서 간단하게 아침겸 점심을 먹고는 운동하러 간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도심에는 비가 내렸고 연휴가 낀 일요일 오후의 도심은 한산하였다.
먼저 대림상가 3층에 있는 전시실로 가서 작품이 잘 있는지 온, 습도계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한 후 청계상가 4층에 있는 수장고의 문을 열었다. ​지난 주 경매장에서 구매한 작품은 아직 포장도 풀지 못했지만 포장상자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7층에 있는 라운지로 올라가 비 내리는 도심을 보면서 음악을 들었다. 커피 한 잔 하고 싶었지만 휴일에는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옥정“. 관리실에서 배달되어 온 택배의 포장을 뜯어보았다.
”컬렉터의 비밀창고 – 구수현“ 새로운 미술책을 들고 대림상가 9층에 있는 서재로 향했다.
​창문을 조금 열고 새로 구입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2시간 책을 읽다보니 배도 고프고 이제는 집으로 가야 될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전화기가 울리면서 막내 녀석이 어디냐고 언제 들어오냐고 물어본다. 집으로 가기 전에 경매에서 구매한 작품을 놓아둘 좌대를 찾기 위해 경흥빌딩 4층으로 향했다. 방안에 가득한 액자와 좌대를 보면서 곧 너희들도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방안을 둘러 봤다. 옥상에서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집으로 가려고 했으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hibition Review by Visitor 1
Kwang-tae Kim
allows one to deviate from the boredom of everyday life and experience a sense of aberrant joy through the interesting set-up, where a small number of people have the opportunity to explore the secret places. This event can be seen as a treasure-hunt game in the city.
Going around these rooms, I felt the stories and feelings of secrecy more than if I had been roaming a general collector’s space. Furthermore, I imagined the efforts of a collector who likes to collect art but has reasons to hide it in secrecy - even from his family. Perhaps his efforts to collect art in these spaces were funded from pocket money he had secretly stashed away. This calls to mind a story that I have seen in the past where a collector urgently moved his artworks and furniture to several hidden spaces due to being investigated for an apparent slush fund.
The pervading theme of ‘time’ throughout the atmosphere of the numbered old rooms and buildings of Cheonggye and Daerim Shopping Malls created the mood that someone’s secret storages could certainly be there. I was nervous and at the same time, felt a thrill whenever I pushed PIN numbers on the electric door lock of the rooms. I also looked around in fear that someone was watching me.
I intend to visit the exhibition several times more during the exhibition period. I am sure that I will feel melancholy when the exhibition closes. The scenery that I saw through the small window of the blue-walled library already haunts me.

Exhibition Review by Visitor 2
I had a small brunch with my family on Sunday morning and told them that I was going out for some exercise before leaving the house. Because it had rained in Seoul throughout the long weekend, the city on Sunday afternoon was so quiet.
I went first to the exhibition space on the third floor of Daerim Shopping Mall to check if the artworks were in good condition and that the thermo-hygrometer worked well. Then, I opened the storage room on the fourth floor of Cheonggye Shopping Mall. I did not have time to unwrap the artwork that I bought last week at the auction house, but just looking at the packing box brought me happiness. I went to the lounge on the seventh floor and played music while looking down across the rainy city. I wanted to have a cup of coffee, but ‘Oak-jung’ did not deliver on holidays. I opened my parcels that had been left in the building’s office.
I went to the library on the ninth floor of Daerim Shopping Mall with a new art book called “A Collector’s Secret Storages – Soo-hyun Koo”.
I opened a window a bit and started to read the book. After two hours, I was hungry and felt that it was about time for me to return home, because the youngest child in my family had called to ask when I intended to come back. I went to the room on the fourth floor of Gyeongheung Building to find a pedestal for the new artwork before going back to home. When looking at frames and pedestals filled in the room, I felt that they would meet their other halves soon. I was itching to eat Ramen on the rooftop before going home, but as there was a lot of rain, I decided to return home.

전시 리뷰
강유진(대전시립미술관 큐레이터)
근래 나는 전시장을 벗어나거나 작품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또는 관객과 함께 완성해가는 전시 형태를 자주 보았다. 대개 일회성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이런 전시 형태는 큰 틀에선 전시를 작업의 연장선에 놓아 작가가 기획자의 역할을 함께 도맡는 추세와 비슷한 것 같다. 그렇기에 전시는 전시를 만든 예술가들이 하고 있는 행위와 생각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구수현은 예술과 일상의 구조 안에서 변환된 문맥을 적절한 사물과 예시로 과감하게 보여주는 작가이다. 내가 본 직전의 작업은 잉여에너지의 생산과 축적을 ‘비생산적인 소비’로 경험할 수 있게 연출한 것이었다. 후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또 다른 희미한 경계를 바깥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작가는 지역의 대표?물을 구했었고, 나는 대전의 ‘잇츠수(It’s水)’를 보내줬었다.

청계천 부근 상가에서 전시를 한다는 작가의 초청장을 받고, 흩어져 있는 컬렉터의 창고를 방문했다. 나는 10년 전처럼 상가 아저씨들에게 길을 물으며 비밀창고를 찾아 헤맸다.(어려웠음; 그러나 그럼에도) 한 두개의 방을 찾는데 성공하고 나니 지도와 상가번호를 길잡이 삼아 대림상가와 청계상가를 돌 수 있었다. 돌아다니다보니 내가 어느새 상가와 여기에 조직을 이루는 갖가지 속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미술을 공부한 내게 청계천은 기술과 재료의 보고였다. 또는 몰래카메라나 비디오를 판매하는 흥미로운 공간. 공간을 이해하여 새로운 인상을 얻는 일은 때로는 공간에 배치된 사물(사람), 사물(사람)간의 상관관계나 통합 된 다양한 경험에 의해 인식되기도 하는 것 같다.
행태(behavior) - 체험(experience) - 행동(action), 활동(activity)

전시 또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인 나의 동선은 전시 프로세스와 상가 외피가 갖는 특이한 분위기가 결합해 어포던스로써 작동되었다. 더불어 공간과 사람들(사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험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하기도 했다.
동선(traffic or movement) – 어포던스(affordance)

특히, 나는 청계상가 7층 라운지에서 서로 다른 기하학들이 충돌하여 부서지는 생소한 경험하게 되었다. 겉문과 속문 사이에 또 다른 입주자의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트로트를 들으며 컬렉터의 라운지 비번을 눌렀다.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뒤통수와 간담이 서늘했다. ‘지방학예사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상가 입주자 붙잡혀’ 와중에 비번을 틀림. 쫄보.
입주자(occupant) - 입주자의 손님(resident visitor)

상가 단지 안에 컬렉터의 창고라는 부조화된 설정으로 모호하고 비확정적인 요소들을 경험했다. 나는 내가 잘 모르는 공간에 초대되어 - 헛된 망상에 염려하다, - 공간에 들어가 문을 닫고는 – 마침내 안도했다. 라운지에 앉아서 한귀로는 트로트를, 다른 한귀로는 뉴에이지 음악을, 눈으로는 청계천 상가 단지의 파란 지붕을 감상하며 오늘 나의 이동경로를 생각했다.
보통은 이동경로에 의해 무한공간으로부터 유한성과 규정성을 가진 구체적 공간을 향해 이동하게 된다. 동시에 일련의 공간적 연속성을 인식하게 되며, 구체적으로는 무한히 분절되는 장면들에 대한 누적된 공간경험도 할 수도 있게 된다.
무한한 공간 / 염려 – 상가통로, 셀식 상가, 공간의 연속 - 유한적, 규정적 공간 / 안도(심)
무한히 분절되는 장면, 연속성 – 누적된 장면으로 공간 경험 및 인지
이전에 정확한 오브제적 단서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명료하기보다 오히려 모호하게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읽은 것도 생각났다.

구수현이 선택한 공간은 고정된 방이 아니라 컬렉터의 ‘배치’를 통한 주관적이고도 일상적 체험으로 형성된 특정한 비밀창고들이(특정한 장소들이) 된다. 현대의 공간 개념도 비슷한 것 같다. 일상에서도 역동적인 사건들 사이, 사이에는 언제나 비균질적인 공간이 있으니까. 반대로 실존적 공간은 장소, 중심, 통로, 방향, 영역 등의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구체화 되고.

하지만 결국 구수현이 만든 컬렉터의 창고 공간들은
장소가 갖는 물리적, 경험적 특성들이 반영되지 않은 곳에서,
체험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관념적 질서를 만들어야만
비로소 본질적 의미로 귀결되는 장소들이다.
그런 장소는 충돌적이고, 생소한 공간을 ‘경험하는 것’으로 장소를 분절하고 분해함으로써 사용자의 심미적 관점에 의해 새롭게 해석 될 수 있게도 한다.

구수현은 이 작품(전시)에 질서를 부여했고 공간이 보통 갖는 ‘명료함’을 부정하기 위해 모든 인습적도구들을 이용해 분절, 분해한 것 같다. 상가란 공간을 미술이라는 인습적 방정식에 적용시킴으로써, 단단하게 고정되었던 한 컬렉터의 창고가 상가를 비균질적이고 특정한 공간이 될 수 있게 했다. 공간의 역할에 새로운 논의를 시도한거. 쩜쩜. 정말 재밌게 돌아다니며 봤고 시공간의 이동술을 경험했건마는 표현이 안 되어 답답하다.
명료한 공간 – 미술이라는 인습적 방법 - 비균질적인 공간
대림상가, 청계상가 – ‘컬렉터의 비밀창고’라는 질서 – 명료하지 않은 사적 공간을 재인지
표면구조(envelope) - 심층구조(in-depth envelop)
등등.

Exhibition Review
Yujin Kang (Curator at Daejeon Museum of Art)

Exhibitions that deviate from a traditional exhibition space, show the process of art making or are completed through the participation of audiences are in current trend. These types of exhibitions (often open as a one-time only event) are interesting where the artist comes to consider the act of holding an exhibition as an integral part of his artistic practice, and while holding the position of being an artist, also takes on the role of a director. Thus, the exhibition becomes a platform which fully embodies an artist’s practice and thoughts.
Soohyun Koo is an artist who works under this context, portraying the structures of art and in everyday life, through the use of using appropriate objects and imagery. Koo previously showed work aimed at depicting the production and accumulation of surplus energy as ‘unproductive consumption’. Although I was unable to attend the exhibition, I knew that Koo was looking for an object representative of the South Korean region of Daejoen in order to highlight other indistinct boundaries. I sent ‘It’s水 (It’s water)’, which is a brand representative of the region.
An invitation to the artist’s exhibition, which was held at a shopping complex along the Cheonggyecheon Stream, entailed having to visit the imaginary collector’s storage, which was scattered throughout the buildings. In order to locate the secret storage rooms, I asked a salesman in the shopping complex for directions, as I used to do a decade prior. While it was a difficult task, I successfully located two rooms. Then, I was free to roam around Daerim and Cheonggye Shopping Malls, using the map which showed store numbers as a guide. As I went around, I started to understand and appreciate the shopping malls and various attributes, forming groups within themselves.
As I have a background in the arts, this area along Cheonggyecheon Stream was relevant for the techniques and materials, and also served as an interesting place, where for instance a hidden camera was sold. One could at times come to understand and have an impression of a space from the correlation between objects(people) or through various integrated experiences.
‘My way to find the rooms’, was essential in completing the exhibition where it contrasted against the unique atmosphere of the shopping complex. It also allowed the live-action experiences between spaces and people (objects) to be new.
As a member of the audience I had a strange experience in the lounge on the seventh floor of the Cheonggye Shopping Mall, where various broken geometric patterns collided with each other. There was actually an office located between the doors leading into the space, and while pressing the PIN number to enter into the collector’s lounge, I heard Teuroteu, playing from that small office. This atmosphere scared the life out of me, reminding me of scary movies I have seen in the past. A phrase came to mind: ‘Owner of a shopping complex who hit a Daejeon curator with a weapon is caught.’ I pressed the wrong PIN number. Loser.
I had very ambiguous and uncertain moments through this unusual and highly contrasting dynamic where a collector stores art in a shopping complex. I was invited to a place that I was unfamiliar with, and felt anxious throughout the experience in unknown territory. When I entered the second art space which functioned as a lounge and closed the door behind me, I felt a huge sense of relief. Sitting on a chair listening to Teuroteu in one ear and New Age music in the other, I looked out at the blue roof of the shopping complex along Cheonggyecheon Stream, thinking about the path that I walked today.
A path usually takes one from an infinity space to a specific space, having finitude and regulation. Simultaneously, one can recognize a series of spatial continuity, and this continuity enables people to experience spaces through the accumulation of scenes of infinite segments.
Something that I previously read came to mind, where objective clues that convey the truth, in certain situations, are not revealed clearly, but rather, ambiguously.
The rooms that Soo-hyun Koo selected were not fixed rooms but secret storage rooms, specifically arranged by the imaginary collector based on his subjective and daily experiences. Today’s idea of space seems reverent to this. A heterogeneous space always exists within dynamic events in everyday life. On the contrary, an existing space is always identified through its components, such as location, center, passage, direction and territory.
In contrast, the meaning of Soo-hyun Koo’s exhibition of a collector’s storage can be fundamentally realized when physical and experiential attributes of a place are not reflected, and new levels of understanding are realized through actual experiences.
This kind of space is collisional, and can be interpreted differently depending on a person’s viewpoint, where a person’s viewpoint is always divided and dismantled when experiencing a new space.
Soohyun Koo assigned certain orders to this exhibition, dividing and dismantling conventional tools in order to deny the sense of ‘clarity’ that exists in a general space. Because the environment of the shopping complex was applied to the conventional equation called art, a collector’s un-fixed storage caused the shopping complex to be heterogeneous and different from others. In other words, a new discussion about the role of space was raised through her practice. In closing, I would like to emphasize how much I enjoyed roaming around her exhibition held at the shopping complex and mention that it is a pity that I cannot talk about every detail of my experience.